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 저는 세금 납부지연 가산세가 무서워 은행 마감 이후에도 담당자를 붙잡고 당좌수표로 세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살이 떨릴 정도였습니다. 그 경험이 있어서인지, 국세청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다 납부분을 환급해주겠다는 발표를 보고 반가움보다 착잡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급 제도의 구조와, 그 이면에 있는 불공정한 이자율 문제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과다납부와 환급 제도, 팩트부터 짚어보면
국세청은 최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중 종부세를 과다하게 납부한 납세자를 직접 파악해 환급 절차를 안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상자는 2025년 9월 30일까지 신청을 완료해야 합니다. 국세청 분석에 따르면 단독명의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한 납세자가 약 5,700명, 각자 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한 납세자가 약 2,900명으로 파악됐습니다(출처: 국세청).
여기서 잠깐, 왜 이런 복잡한 구조가 생겼는지부터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부동산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국세로, 재산세와는 별도로 국세청이 직접 고지합니다. 종부세는 2006년 세대별 합산 과세 방식으로 도입됐지만, 2008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인별 과세로 전환됐습니다. 문제는 이 전환 이후에 공동명의 1주택 부부가 오히려 단독명의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역설이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공동명의 부부가 원하면 단독명의처럼 세금을 계산해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특례를 신청하면 단독명의 기준인 기본 공제 12억 원과 최대 80%의 세액 공제를 적용받고, 신청하지 않으면 인당 9억 원씩 총 18억 원의 기본 공제를 받는 대신 세액 공제는 없습니다. 세액 공제란 산출된 세금에서 직접 깎아주는 금액을 의미하는데, 보유 기간이나 연령에 따라 최대 80%까지 감면이 가능합니다. 결국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집값, 보유 기간, 연령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고차 방정식이 따로 없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는데, 솔직히 세무사 없이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거 강남의 한 구청장이 재산세를 깎아주겠다고 했을 때, 실제로는 재산세를 적게 내면 그만큼 종부세를 더 내는 구조라서 납세자 입장에서는 아무 이득이 없었던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습니다. 종부세는 재산세를 먼저 공제한 뒤 부과되기 때문에 재산세가 줄면 종부세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세목 간 연동 구조를 모르면 좋은 정책처럼 보이는 것도 실제론 허공에 손을 젓는 격이 됩니다.
- 단독명의 (특례 신청 포함): 기본 공제 12억 원 + 세액 공제 최대 80%
- 공동명의 (특례 미신청): 인당 9억 원, 총 18억 원 기본 공제 / 세액 공제 없음
- 유리한 방향은 집값·보유 기간·연령 조건에 따라 개인차가 크므로 반드시 직접 계산 필요
- 환급 신청 마감: 2025년 9월 30일 (국세청 안내 대상자 기준)
납세자 권리, 이자율 차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번 환급 발표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2008년의 기억이었습니다. 당시 CP(기업어음) 발행이 어려워 자금 조달이 막히는 상황에서도, 납부지연 가산세가 두려워 은행 마감 이후 전산시스템을 끄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며 당좌수표로 세금을 낸 일이 있었습니다. 신고불성실 가산세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세금을 기한 내에 신고하지 못했을 때 납부세액의 10~20%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그 가산세가 무서워 세무서 담당자를 퇴근도 못 하게 붙잡고 행정실 마감시간 이후에 직접 찾아가 신고를 마쳤던 경험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번 환급 발표를 보면서, 저는 한 가지 숫자에 걸렸습니다. 현재 납부지연 가산세율은 연 8.03%(1일 0.022%)인 반면, 국세 환급금 가산 이자율은 연 3.1%에 불과합니다. 국세 환급금 가산 이자란 국가가 세금을 과다 징수했다가 돌려줄 때 붙여주는 이자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그 차이가 무려 4.9%입니다.
은행의 예대마진, 즉 대출 이자와 예금 이자의 차이는 그들의 주된 영업이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납세자에게 적용하는 이자율이 이렇게 비대칭이라는 사실은 제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납부를 늦추면 가혹하게 징수하고, 국가가 잘못 걷어간 돈을 돌려줄 때는 인색하게 이자를 붙이는 구조, 이게 납세자 중심 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런 이자율 차이가 납부지연에 대한 공포심을 조성해 조기 납부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 공포심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밤늦게 은행으로 뛰어가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이번처럼 과다 징수한 세금을 돌려줄 때도 납부지연 가산세에 준하는 이자를 붙여 환급하는 것이 공정한 방향이라고 봅니다.
또 한 가지, 이번 환급 방식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세금을 부과할 때는 전체 대상자를 일괄 계산해 고지하면서, 환급할 때는 9월 30일까지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만 돌려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여전히 관료적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국세청이 직접 대상자를 파악해 안내한다는 점은 이례적인 적극 행정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부과는 일괄, 환급은 신청제라는 비대칭 구조는 여전히 아쉬운 지점입니다.
결론
국세청이 과다 납부자를 직접 찾아 환급을 안내하는 이번 조치는 분명 진일보한 행정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명의 형태와 관계없이 실거주 1주택에 일관된 기본 공제를 적용해 세법 자체를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무사도 책을 찾아봐야 할 만큼 복잡한 세법은 결국 국민에게 그 부담을 전가합니다.
그리고 납부지연에는 연 8.03%의 가산세를 부과하면서, 국가가 잘못 걷어간 세금에는 연 3.1%의 이자만 붙여주는 구조는 바뀌어야 합니다. 공동명의를 유지할지 고민 중이라면 종부세 하나만 보지 말고, 양도소득세와 상속 측면까지 함께 따져보는 것을 권합니다. 저는 환급 대상이라면 9월 30일 마감 전에 반드시 확인해보시길 강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