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1인당 소득이 7만 달러에 달하는 최고 부자 나라가, 한번 걷어찼던 조선소 앞에 다시 줄을 서야 했습니다. 그것도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제가 거제도를 방문했을 때 거리마다 넘치던 조선소 직원들의 활기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 풍경이 단순한 호황이 아니라 30년 세월이 쌓아올린 필연적 결과라는 걸, 카타르의 5년짜리 실책이 정확히 증명해 주었습니다.LNG선 발주: 카타르가 싼 걸 골랐다가 더 비싸게 산 이야기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는 게 있다는 말, 사실 처음엔 그냥 격언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카타르와 거제도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카타르는 페르시아만 아래 묻혀 있는 노스필드 가스전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자리를 지켜온 나라입니다. ..
폭스바겐(Volkswagen)이 유럽 우량주 지수인 유로 스톡스 50(Euro Stoxx 50)에서 15년 만에 퇴출됐습니다.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75% 이상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약 380억 유로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저는 한때 Tiguan을 직접 운전하며 "이 회사는 뭔가 다르다"고 느꼈던 사람인데, 지금의 폭스바겐 소식은 솔직히 당혹스럽습니다.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독일 제조업 전체가 흔들리는 신호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디젤게이트, 폭스바겐이 한국에서 잃은 것폭스바겐 하면 국민의 차라는 뜻처럼 진입장벽 낮은 브랜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한국에서의 폭스바겐은 꽤 오랫동안 '구매하기 불편한 차'였다고 기억합니다. 2015년에 터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른바 디젤게이트(Dieselga..
2025년 말 기준 중국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는 4,400만 대.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저도 잠깐 멍했습니다. 호주에 살면서 거리에서 BYD를 마주치는 일이 부쩍 잦아졌는데, 정작 그 차들이 5년 뒤 중고차 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더군요. 중국이 세계 최초로 전기차 대국이 된 동시에, 세계 최초로 전기차 고령화 문제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중국 전기차 중고시장의 딜레마중국 중고차 딜러의 약 80%가 출시 5년이 넘은 순수 전기차(BEV)를 아예 매입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BEV란 배터리만으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를 뜻하며, 엔진이 보조 역할을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는 구별됩니다. 이 수치는 국제 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글로벌 E..
솔직히 저는 중국 전기차를 얕잡아 봤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렌터카로 BYD를 직접 운전해보고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기술은 분명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당혹스러운 건 따로 있었습니다. 세계 1위 전기차 회사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기술과 수익이 이렇게 따로 노는 산업이 또 있을까요.1990년 베이징에서 2025년 BYD까지, 제가 목격한 변화제가 처음 중국 땅을 밟은 건 1990년이었습니다. 그 뒤로 베이징만 열 번 가까이 오가며 도시가 바뀌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당시 방문했던 베이징과 상하이는 도심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고, 거대한 건설 공화국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대부분 토요타였습니다.그런데 2010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