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2026년 4월까지 호주의 인구 10만 명 정도 되는 지방 도시에서 한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운영했습니다. 좌석은 110석이었고, 손님의 70%는 호주 사람, 30%는 아시아계였습니다. 한국 손님은 5%도 되지 않았습니다. 해외 한식당은 교민을 상대로 장사한다는 생각과는 정반대였던 8년 가까운 시간을, 테이크어웨이 가게를 함께 운영해 온 사장의 눈으로 정리해 봤습니다.호주 땅의 한식당, 손님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었다가게를 열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은 메뉴였습니다. 호주 사람들이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서, 시드니와 멜번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고깃집을 여러 곳 다녀 봤습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손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호주 땅에서 장사를 하는데 손님은 한국 사람이..
지난 렌트 글에서 호주는 세입자를 꼼꼼하게 보호한다고 썼습니다. 집을 빌리는 세입자에게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가게를 빌리는 세입자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7년 동안 운영한 매장을, 건물주가 다른 임차인과 계약을 끝내 놓은 뒤에야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과 숫자로, 호주와 한국의 상가 임대차를 비교해 봤습니다.들어와 달라고 조르더니, 7년 만에 날아온 퇴거 통보그 매장은 원래 들어갈 생각이 없던 곳이었습니다. 쇼핑센터 쪽에서 여러 번 찾아와 매장을 열어 달라고 했고, 몇 차례 미팅 끝에 결국 2018년 9월 문을 열었습니다. 계약 기간은 5년이었는데, 코로나 시기 임대료 일부를 면제받은 대가로 2년이 늘어 2025년 9월까지가 되었습니다. 기존 매장의 집기를 최대..
지난 글에서 호주는 교통 벌금에 엄격하고 한국은 너그럽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세금으로 넘어오면 두 나라의 모습은 정반대가 됩니다. 한국 회사에서 세무를 맡았던 시절, 매달 10일이 다가오면 저는 원천세 때문에 피가 마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반면 호주에서 10년 넘게 사업을 하며 세금을 하루 이틀 늦게 낸 일로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딱 한 가지, 직원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만은 예외였습니다. 두 나라의 가산세를 경험과 숫자로 비교해 봤습니다.하루만 늦어도 3%, 한국 원천세 가산세의 무게한국 회사에서 원천세는 매달 10일까지 신고하고 내야 합니다. 제가 맡았던 회사는 한 달 원천세가 1억~2억 원이었는데, 상사의 결재가 늦어지면 기한을 맞추기가 빠듯했습니다. 그럴 때면 은행에 그날 ..
저는 호주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네 번이나 올리는 동안, 경제 뉴스로 보던 숫자가 매일 가게 계산대 앞에서 다른 얼굴로 나타났습니다.오늘 시드니의 한 한인 마트에 들렀다가 사장님께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코로나 때도 버티지 않았냐고 했더니, 코로나 때보다 손님이 더 줄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아, 금리 인상기 작은 가게 사장의 장부를 숫자로 정리해 봤습니다.6평 가게에 월 1만 3천 달러, 임차료와 인건비가게를 하면서 가장 무거운 숫자는 임차료입니다. 호주 상가 임대 계약은 보통 매년 일정 비율을 올리도록 되어 있는데, 제 가게도 해마다 4~5%씩 꾸준히 올랐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43% 정..
호주에 살면서 "이 나라는 상속세가 없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계좌 이체 하나만 놓고 봐도 체감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부모 자식 간 계좌 이체가 국세청의 상속·증여세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어 늘 신경이 쓰이는데, 호주는 현금에 대해서는 이런 걱정 자체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세법을 오래 들여다봐 온 사람 입장에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상속세가 없다는 말이 정말 자산 전체에 적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자산의 종류에 따라 다른 것인지 말입니다.호주는 정말 상속세가 없을까호주는 1970년대 후반 상속세를 없앴습니다. 1977년 퀸즐랜드주가 가장 먼저 폐지했고, 다른 주들이 뒤따랐으며, 연방 상속세도 1979년에 사라졌습니다. 1972년에 먼저 없앤 캐나다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