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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창업

손님 70%가 호주 사람, 110석 한식 바비큐집을 8년 운영하며 배운 것 (한식당, 호주 손님, 레스토랑)

Extra Wage 2026. 10. 22. 06:00

목차


    2018년부터 2026년 4월까지 호주의 인구 10만 명 정도 되는 지방 도시에서 한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운영했습니다. 좌석은 110석이었고, 손님의 70%는 호주 사람, 30%는 아시아계였습니다. 한국 손님은 5%도 되지 않았습니다. 해외 한식당은 교민을 상대로 장사한다는 생각과는 정반대였던 8년 가까운 시간을, 테이크어웨이 가게를 함께 운영해 온 사장의 눈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호주 한식 바비큐 레스토랑, 손님으로 가득 찬 저녁 매장

    호주 땅의 한식당, 손님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었다

    가게를 열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은 메뉴였습니다. 호주 사람들이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어서, 시드니와 멜번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고깃집을 여러 곳 다녀 봤습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손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호주 땅에서 장사를 하는데 손님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한국 음식이 한국 사람만의 음식이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는 것을 호주 손님으로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2025년 22개국 1만 1천 명에게 물은 조사에서도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식으로 한국식 치킨, 김치, 비빔밥, 불고기가 꼽혔습니다(출처: 헤럴드경제). 한국 음식을 원하는 외국인은 이미 있었고, 다가가는 방법이 문제였던 셈입니다.

     

    요약: 시드니와 멜번의 한국 고깃집은 손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음식이 호주 사람에게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고기는 직접 구우세요, 호주 손님을 단골로 만든 방법

    호주 손님들은 레스토랑에 서비스를 받으러 왔다고 생각하는데, 고기를 직접 구우라고 하니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직원이 처음에만 굽는 법을 보여 주고, 상추쌈과 비빔밥 먹는 법도 알려 드렸습니다. 한번 해 본 손님들은 숯불에 직접 구워 먹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오히려 한국 손님은 직원이 구워 주고 불판도 수시로 갈아 주길 바라는 편인데, 호주 손님은 불판을 안 갈아도 된다고 해서 너무 탔을 때만 바꿔 드렸습니다.

    찌개와 비빔밥도 사랑받았지만, 테이블마다 빠지지 않은 건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었습니다. 직원들도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보는 맛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근처 치킨 전문점은 한 마리에 15달러 정도였고 저희는 35달러로 두 배가 넘었지만, 손님들은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바쁜 날에는 거의 모든 테이블에 치킨이 올라갔고,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았습니다. 다만 맛만큼은 호주식으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찌개의 미묘한 맛 차이는 한국 사람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 주방 요리는 끝까지 한국 사람이 맡도록 했습니다.

    • 손님 구성: 호주인 약 70%, 아시아계 약 30%, 한국인 5% 미만
    • 인기 메뉴: 숯불 바비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김치찌개·된장찌개·순두부찌개, 비빔밥
    • 치킨 가격: 한 마리 35달러 (주변 치킨 전문점 약 15달러, 호주달러 기준)
    • 맞춤 서비스: 고기 굽기 시범, 상추쌈·비빔밥 먹는 법 안내

     

    요약: 먹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 주자 호주 손님들은 직접 굽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서비스는 호주에 맞추되, 맛은 한국 요리사가 지키도록 했습니다.

     

    투자비 4.5배, 테이크어웨이와 다른 레스토랑의 무게

    110석이 손님으로 가득 찰 때면 한국 음식이 이 땅에서 사랑받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레스토랑은 테이크어웨이 가게와 전혀 다른 사업이었습니다. 쇼핑센터 안에 있는 테이크어웨이 가게는 건물주의 인테리어 지원금 덕분에 실제 투자비가 약 10만 호주달러였습니다. 길가에 있는 레스토랑은 지원금 없이 약 45만 호주달러가 들었습니다. 4.5배입니다.

    가장 어려운 건 사람이었습니다. 홀 서빙 3~4명, 주방 2~3명, 키친핸드 1명까지 8명 안팎이 함께 움직여야 했습니다. 게다가 레스토랑이 가장 바쁜 주말과 공휴일에는 인건비가 가장 비쌉니다. 호주 레스토랑 업종 기준으로 토요일은 기본 시급의 1.25배, 일요일은 1.5배, 공휴일은 2.25배를 줘야 합니다(출처: Fair Work Mate). 손님이 많은 날일수록 남는 몫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돌아보면 해외 한식당이 교민 손님에 기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손님은 메뉴도 먹는 법도 이미 알고 있어서, 처음 오게 만드는 데 큰 노력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시장은 좁아집니다. 현지 손님은 처음 한 번 먹어 보게 만들기까지가 어렵지만, 맛을 알고 나면 가격보다 맛을 보고 다시 찾아옵니다. 주변보다 두 배 넘게 비싼 치킨이 팔린 것도 그 덕분이었습니다. 교민 시장에 머무르는 한식당이 많은 것은 그래서 아쉽습니다.

     

    요약: 레스토랑은 테이크어웨이보다 투자비가 4.5배 들었고, 8명 안팎의 인력과 주말·공휴일 할증 임금이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현지 손님 시장은 크지만 그만큼 수고와 비용이 따릅니다.

     

    결론

    8년 가까이 한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확인한 것은, 한국 음식은 현지 사람에게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필요한 것은 맛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처음 온 손님에게 먹는 법을 알려 주는 작은 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분이 그 가게를 이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한식당을 준비하신다면 교민이 아닌 현지 손님을 처음부터 목표로 삼아 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레스토랑은 테이크어웨이보다 투자비도 인력도 훨씬 많이 듭니다. 주말과 공휴일 인건비까지 계산에 넣고, 맛을 지켜 줄 주방 인력을 먼저 확보한 뒤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K-푸드 1위는 '이것'…2위는 김치 (헤럴드경제)

    글쓴이 | Extra Wage
    한국 대기업에서 22년 동안 회계·세무·자금 업무를 맡아 CFO로 퇴직했고, 지금은 호주에서 10년 넘게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겪은 경험으로 경제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