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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집 사는 데 한 달, 한국은 하루 (쿨링오프, 컨베이언서, 하자)

지난 렌트 편에 이어, 이번에는 집을 사는 과정을 비교해 보려 합니다. 저는 아직 외국인 신분이라 호주에서 집을 사지 못하고 준비만 하고 있습니다. 대신 주택 구매에 관심이 많아 지인들이 집을 살 때마다 옆에서 거들다 보니, 오퍼부터 잔금까지 전 과정을 여러 번 지켜봤습니다. 한국에서 아파트를 사 본 경험과 나란히 놓고 보니, 두 나라의 집 사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달랐습니다.오퍼에서 쿨링오프까지, 되돌릴 시간을 주는 호주 계약먼저 외국인에게 호주 집은 문턱부터 높습니다. 호주 정부는 2025년 4월부터 외국인과 임시 체류자의 기존 주택 구매를 금지했고, 이 조치는 2029년 6월 30일까지 연장됐습니다(출처: 호주 국세청). 신축 주택은 살 수 있지만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사전 승인을 받아..

부동산 2026. 10. 12. 07:00
호주 렌트와 한국 전월세, 세입자로 살아보니 (컨디션 리포트, 인스펙션, 이사)

호주에 와서 처음 집을 구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외국인이라는 신분이었습니다. 현지 신용 기록도, 이전 집주인의 추천서도 없으니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도 계약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계약을 하고 난 뒤였습니다. 석 달마다 부동산 직원이 집을 검사하러 온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한국에서 전세와 월세로 살아 본 경험과 호주에서 렌트로 살아 온 10년을 나란히 놓고, 두 나라의 세입자 생활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 봤습니다.입주 첫날, 사진으로 남기는 컨디션 리포트호주에서 렌트 계약을 하면 열쇠를 받기 전에 부동산이 집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찍어 둡니다. 벽의 작은 흠집, 카펫의 얼룩, 주방 서랍의 손잡이 상태까지 기록한 이 문서를 '컨디션 리포트(Conditio..

부동산 2026. 10. 11. 06:28
호주 집값은 내렸는데 왜 살기는 더 힘들어 졌을까?(두개의 시장, 네거티브 기어링, 임대료 폭등, 다주택자 세금)

집값을 잡으면 세입자도 숨통이 트일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호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세금 폭탄을 안기고 실제로 집값 하락에 성공했는데, 임대료는 오히려 불이 붙었습니다. 저는 10년째 호주에 거주하면서 이 시장의 냉혹한 민낯을 직접 겪어왔고, 그렇기에 이 역설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집값과 임대료, 따로 노는 두 시장호주 주택 가격은 올해 3월 정점을 찍은 뒤 넉 달 만에 전국 평균 2% 하락했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최고점 대비 5% 넘게 빠졌고, 호주 국내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최종적으로 주요 도시 평균 7% 이상 하락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수치만 보면 '드디어 집값이 잡혔다'는 뉴스처럼 읽힙니다.그런데 저는 이 소식을 보면서 선뜻 기뻐할 수가 없었습니..

부동산 2026. 9. 30. 22:53
실버타운 보증금 왜 위험한가? (PF 대출, 선순위 채권, 계약서 확인)

실버타운에 들어갈 때 맡긴 보증금이 나올 때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저도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좋은 시설에서 편하게 노후를 보내는 그림만 그렸지, 그 돈이 구조적으로 묶일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성남 분당의 고급 실버타운이 경매에서 열 번 유찰됐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PF 대출의 함정 — 보증금이 은행 빚 갚는 데 쓰인다실버타운에 입주할 때 내는 보증금이 안전한 별도 계좌에 보관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알려져 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 구조는 다릅니다.민간 실버타운을 짓는 데는 수백억 원이 들어갑니다. 사업자 대부분은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프로..

부동산 2026. 9. 26. 19:06
호주 부동산 급락과 한국의 교훈(금리 다시 오름, 연속 하락, 시사점)

저는 호주에 살면서 주택 인스펙션(오픈 하우스)을 많이 다녀봤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인스펙션 시간이면 매수 희망자들로 집 안이 북적였고, 부동산 에이젼트가 집 앞에 세워두는 'FOR SALE' 사인은 며칠 지나지 않아 'SOLD'로 바뀌거나 아예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같은 사인이 몇 주씩, 때로는 몇 달째 그대로 걸려 있는 집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호주 중앙은행(RBA)이 2025년 금리 인하 기조를 접고 2026년 다시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튼 지 반년 남짓 그 변화가 제가 사는 동네의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는 셈입니다.[2026년 10월 업데이트] 이 글에서 예상한 대로 RBA는 9월 29일 기준금리를 4.35%에서 4.60%로 올렸습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인상으로, 작년 말 3...

부동산 2026. 9. 25. 23:05
효도로 시작했는데 죄가 된 농지법(농지법개정, 농지 전수 조사, 이행강제금, 황당한 현실)

2026년 5월,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농지 전수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1차 조사를 마친 132만 헥타르, 1,013만 필지 가운데 무려 27%가 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습니다. 저도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남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효도하겠다고 어머님께 증여받은 제 땅이 바로 그 조사 대상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농지법 개정, 숫자로 보면 무게가 다릅니다일반적으로 농지법 개정이라고 하면 '농사 안 짓는 외지인 투기꾼을 잡는 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 대부분이 투기꾼이 아니라 부모님한테 땅을 물려받은 평범한 자녀들이거나, 몸이 아파 더 이상 밭에 나가지 못하는 어르신들..

부동산 2026. 9. 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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