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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분들께 "지난달 얼마 남으셨어요?"라고 물으면 바로 답하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세무사 결산이나 세금 신고를 마친 뒤에야 이익을 압니다.
저는 한국 유통 대기업에서 회계와 자금 업무를 하다 CFO로 퇴직했고, 호주에서 11년째 테이크어웨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일자별 손익계산서를 여러 번 시도했습니다. 시스템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쓰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그 일을 가게에서는 매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모든 자영업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과 이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포스 정산을 하면 손익계산서가 같이 만들어진다
포스(POS) 정산은 영업이 끝난 뒤 포스에 찍힌 매출과 실제로 들어온 돈을 맞춰 보는 일입니다. 카드와 배달 앱 매출은 기록이 자동으로 남아서 여러 번 확인해 봐도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차이가 생기는 곳은 늘 현금이었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포스에 찍힌 현금 매출과 돈통에 실제로 남은 현금을 맞춰 보는 것입니다. 이게 맞아야 그날 매출을 믿을 수 있고, 실수든 부정이든 그날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영업이 끝나면 이 정산을 엑셀로 합니다. 포스 정산을 따로 하지 않고 손익계산서 안에 넣어 두었기 때문에, 정산을 마치는 순간 그날 손익계산서의 매출도 함께 채워집니다. 그날 나간 비용까지 적으면 하루 영업이 숫자로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하루씩 쌓이다 보니 한 달이 끝나면 따로 결산할 일이 없습니다. 일자별 손익을 더하면 그대로 월 손익계산서가 됩니다.
맨 위에는 그날 날씨를 적고, 맨 아래에는 포스 돈통(호주에서는 틸, till)에 남은 현금과 장부상 현금을 맞춰 봅니다. 카드나 계좌 송금으로 낸 비용은 돈통에서 나간 돈이 아니라서, 그대로 두면 두 현금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금을 맞추는 칸 바로 위에 '회사 통장에서'라는 줄을 두고 그 금액을 되돌려 넣습니다.
그 밖의 차이는 모두 맨 위 매출 조정 칸에서 더하거나 뺍니다. 그래도 두 현금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날 바로 원인을 찾습니다.

임차료는 말일, 인건비는 지급일, 감가상각은 5년
일자별 손익계산서라고 해서 모든 비용을 날짜별로 쪼개지는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달 숫자라서, 비용마다 넣는 날을 정해 두고 그 원칙만 지킵니다.
- 임차료: 매월 말일에 한 달 치를 넣음
- 인건비: 2주마다 급여를 주는 날에 넣음
- 전기·수도료: 3개월마다 나오니, 실제로 돈을 낸 달에 넣음
- 재료비: 돈을 낸 날에 넣되, 공급업체 재료는 인보이스 날짜에 넣음
- 인테리어·장비 투자비: 5년 동안 매달 똑같이 나눠 말일에 넣음(감가상각)
원칙은 간단합니다. 돈이 실제로 나간 날에 적는 것입니다. 다만 공급업체 재료는 일주일 치가 한꺼번에 들어와서 인보이스 날짜로 적고, 투자비는 한 번에 넣으면 그달만 큰 적자가 나서 5년에 나눠 넣습니다.
가게가 여러 곳이라 함께 사는 물건은 대표 가게에서 돈이 나가는 날, 그 자리에서 바로 각 가게 몫으로 나눠 적습니다. 인건비도 같습니다. 직원들이 로스터에 따라 여러 가게를 돌며 일하기 때문에, 대표 가게에 전 직원 급여를 넣은 뒤 일한 가게별로 나눕니다. 나눈 금액을 모두 더하면 0이 되게 맞춰 두어서, 0이 아니면 어딘가 잘못 적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매일 하는 작은 감사, 직원의 부정까지 잡아내다
이 방식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비용을 날짜별로 쪼개지 않으니 말일이나 급여일에는 크게 적자로 보여서, 판단은 반드시 한 달 단위로 합니다.
그래도 매일 만드는 이유는 이 장부가 감사(audit)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장부로 가게 현금을 빼돌린 직원을 여러 번 찾아냈고, 대부분 아무도 의심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나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리는 잡아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이상한 거래가 보이면 직원에게 자주 묻고, 사장이 늘 보고 있다는 걸 직원들이 느끼게 합니다. 지금은 오래 함께한 직원이 대부분이고, 부정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 소상공인은 2024년 매출이 0.6% 줄었지만 인건비를 줄여 평균 이익을 14.7% 늘렸습니다(출처: 유니콘팩토리). 새는 돈을 빨리 찾아야 이익을 지키는데, 장부를 세무사에게만 맡기면 몇 달 뒤에야 알게 됩니다.
결론
매출은 손님이 만들어 주지만, 이익은 사장이 들여다봐야 남습니다. 내 가게의 사정을 매일 정확히 아는 것, 그것이 일자별 손익계산서를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매출을 적고 현금을 맞춰 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임차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언제 적을지 원칙 몇 가지만 정하면, 한 달 뒤에는 세무사 결산을 기다리지 않고도 내 가게의 이익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 작년 소상공인 매출 0.6% 감소…인건비 더 줄여 영업익 확보 (유니콘팩토리)
👉 장사가 잘되는데 왜 가게를 줄였을까, 가게 6곳 사장의 내려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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