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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호주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네 번이나 올리는 동안, 경제 뉴스로 보던 숫자가 매일 가게 계산대 앞에서 다른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시드니의 한 한인 마트에 들렀다가 사장님께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코로나 때도 버티지 않았냐고 했더니, 코로나 때보다 손님이 더 줄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아, 금리 인상기 작은 가게 사장의 장부를 숫자로 정리해 봤습니다.

6평 가게에 월 1만 3천 달러, 임차료와 인건비
가게를 하면서 가장 무거운 숫자는 임차료입니다. 호주 상가 임대 계약은 보통 매년 일정 비율을 올리도록 되어 있는데, 제 가게도 해마다 4~5%씩 꾸준히 올랐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43% 정도 오른 셈입니다.
문제는 출발점이 이미 높다는 것입니다. 제 가게 면적은 20제곱미터, 6평 남짓한 작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임차료는 월 1만 3천 달러, 우리 돈으로 1,100만 원이 넘습니다. 1제곱미터에 한 달 650달러를 내는 셈입니다. 이렇게 기본 금액이 높다 보니 5%만 올라도 1년에 7,800달러, 우리 돈으로 700만 원이 넘는 부담이 매년 새로 생깁니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장 쇼케이스와 밥솥, 에어컨을 하루 종일 돌려야 하는 가게에서 전기요금은 피할 수 없는 고정비인데, 10년 전보다 체감상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호주 통계청 자료를 봐도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0% 올랐고, 그중 전기요금이 포함된 주거 부문이 5.7%로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출처: 호주 통계청 ABS, 2026.9.30).
인건비는 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테이크어웨이 가게에 적용되는 패스트푸드 산업 최저임금(Level 1 성인 기준)은 2016년 시간당 19.44달러에서(출처: Fast Food Industry Award 2016) 2026년 7월 27.81달러가 됐습니다(출처: Fast Food Award 2026/27). 10년 사이 43%가 오른 셈이고, 올해 인상률만 4.75%입니다. 직원이 있어야 돌아가는 가게에서 인건비는 줄일 수 없는 고정비라, 그 무게가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부담은 한층 더해집니다. 상가 건물주의 대출 이자가 늘면 그 부담은 결국 다음 임대료 협상 때 세입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RBA는 올해 2월, 3월, 5월, 9월 네 차례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를 3.60%에서 4.60%로 끌어올렸습니다(출처: Finspo RBA 금리 추적).
아보카도 120달러, 연어 70%, 재료값은 늘 오른다
재료값은 오르지 않은 때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채소는 변동폭이 엄청납니다. 아보카도 한 상자가 보통 50달러 정도였는데, 한때 120달러까지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 시드니 플레밍턴 마켓에 자주 아보카도를 사러 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버티다 못해 아보카도 대신 오이를 넣는 가게들도 있었습니다.
스시의 핵심인 연어는 더 예민합니다. 호주 연어는 대부분 태즈메이니아에서 양식하는데, 그곳에 수온 상승이나 질병 같은 일이 생길 때마다 가격이 폭등합니다. 지금 제가 받는 연어 가격은 10년 전보다 70% 이상 올랐습니다. 쌀, 김, 소스, 포장 용기까지 오르지 않은 재료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지키려고 한 것이 있습니다. 스시롤 가격입니다. 한 개 3.5달러에서 시작해 10년 동안 두 번만 올려 지금 4.5달러, 인상률은 28.6%입니다. 연어가 70%, 임차료가 43% 오르는 동안 롤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덜 올린 셈입니다. 너무 오르는 물가에 손님들도 힘들 테니,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가격은 올렸는데 객수는 줄었다
제가 운영하는 가게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던 곳이 2025년 처음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습니다. 가장 든든하던 가게가 흔들리자 고민 끝에 결국 가격을 10% 정도 올렸습니다. 손님이 떠날까 봐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는데, 다행히 인상 후 매출은 다시 늘어나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매출은 늘었어도 가게를 찾는 손님 수, 즉 객수는 확실히 줄었다는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통계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 8월 가계 지출은 전달과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출처: 호주 통계청 ABS), 커먼웰스은행 분석으로는 그나마 늘어난 지출도 상당 부분 기름값이 차지했고 식음료 지출이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출처: CommBank). 대출 60만 달러를 가진 가정이라면 이번 9월 인상 한 번으로만 매달 약 91달러를 더 내야 합니다(출처: Canstar). 그 돈은 결국 외식비에서 빠져나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짚고 싶습니다. 가게들이 가격을 올리는 것 역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한 축이라는 점입니다. 저도 그 고리 안에 있습니다. 또 한인 마트 사장님의 "코로나보다 더 힘들다"는 말은 한 가게의 체감일 뿐, 전체 소비가 코로나 때만큼 무너졌다는 통계는 아닙니다. 업종과 지역에 따라 체감은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숫자 하나, 이야기 하나로 경기 전체를 단정하기보다, 각자의 장부를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금리 인상은 대출이 있는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건물주의 이자는 임차료로, 가계의 이자는 줄어든 외식비로, 그리고 그 두 가지는 결국 작은 가게의 장부로 모입니다. 임차료와 인건비, 재료값은 오르는데 가격은 마음대로 올릴 수 없고, 올리면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지금 호주 자영업자들이 서 있는 자리입니다.
그래도 저는 손님과 고통을 나누는 쪽을 택하려 합니다. 가격을 올릴 때는 최소한으로, 대신 맛과 양은 지키는 것이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버티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음 금리 결정은 11월 3일입니다. 그날 뉴스가 좋은 소식이기를, 그리고 한인 마트 사장님의 가게에 다시 손님이 북적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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