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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5달러 통행료가 300달러로, 호주와 한국 벌금은 왜 이렇게 다를까 (통행료, 범칙금, 독촉)

Extra Wage 2026. 10. 13. 06:29

목차


    호주에 사는 지인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단말기 없이 지나갔다가 통행료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금액은 5달러 남짓이었습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계속 미뤘는데, 1년이 채 안 돼 날아온 고지서에는 300달러 가까운 금액이 찍혀 있었습니다. 5달러가 60배가 된 셈입니다. 한국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같은 교통 위반인데 두 나라는 왜 이렇게 다르게 대응할까요? 통행료와 교통 범칙금, 미납 처리 방식을 숫자로 비교해 봤습니다.

     

    5달러가 300달러로, 호주 통행료 미납의 대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유료 도로는 대부분 톨게이트 부스가 없습니다. 차에 단말기(태그)를 달거나 미리 계정을 만들어 두면 자동으로 요금이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단말기 없이 지나갔다면 운전자가 스스로 3일 안에 통행료를 내야 합니다(출처: NSW 주정부).

    이 3일을 놓치면 그다음부터는 단계마다 비용이 붙습니다. 차량 소유자에게 통행료 고지서가 가고, 기한 안에 내지 않으면 보통 20달러의 행정 수수료가 붙은 최종 고지서가 옵니다. 그래도 내지 않으면 주정부 징수 기관(Revenue NSW)이 190달러가 넘는 벌금 고지서를 보냅니다. 이것마저 기한을 넘기면 연체 수수료가 더해지고, 끝내 내지 않으면 운전면허나 차량 등록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지인이 받은 300달러 가까운 금액은 바로 이 단계를 하나씩 밟아 온 결과입니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밀린 통행료와 수수료가 쌓여 시드니의 한 싱글맘이 3만 1천 달러를 청구받은 사실이 NSW 의회 조사에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출처: Newstalk ZB).

    • 단말기 없이 통과: 3일 안에 스스로 납부
    • 기한을 넘기면: 통행료 고지서 → 행정 수수료(보통 20달러)가 붙은 최종 고지서
    • 그래도 미납하면: 190달러가 넘는 벌금 → 연체 수수료 → 면허·등록 정지

     

    요약: 호주는 통행료를 3일 안에 내지 않으면 수수료와 벌금이 단계마다 자동으로 붙어, 5달러가 1년도 안 돼 300달러 가까이 불어날 수 있습니다.

     

    과속 한 번에 33만 원, 호주 교통 범칙금은 상상 이상

    통행료만 비싼 것이 아닙니다. 교통 범칙금 전체가 한국과 비교하면 상상 이상입니다. NSW에서는 2026년 7월 기준 제한속도를 10km/h 이내로 넘기기만 해도 153달러, 1호주달러를 약 930원으로 환산하면 약 14만 원입니다. 11~20km/h를 넘기면 354달러로 약 33만 원입니다(출처: SpeedCams AU).

    한국은 승용차가 제한속도를 20km/h 이하로 넘겨 카메라에 찍히면 과태료가 4만 원입니다. 기한 안에 미리 내면 20%를 깎아 줘 3만 2천 원이 됩니다(출처: 글래스월렛). 똑같이 15km/h를 넘겼을 때 호주는 약 33만 원, 한국은 4만 원이니 8배가 넘습니다.

    다른 위반도 비슷합니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쓰다 걸리면 NSW는 400달러가 넘는 벌금을 매기지만, 한국은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입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신호위반도 호주는 500달러가 넘고, 한국은 6만 원입니다. 호주에서 운전하다 보면 단속 카메라 앞에서 다들 유난히 조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가 하루 이틀 치 일당을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 과속 10km/h 이내: 호주 약 14만 원 vs 한국 4만 원(20km/h 이하)
    • 과속 11~20km/h: 호주 약 33만 원 vs 한국 4만 원, 8배 이상
    • 운전 중 휴대전화: 호주 400달러 이상(약 37만 원 이상) vs 한국 6만 원

     

    요약: 호주 교통 범칙금은 같은 위반이라도 한국의 3배에서 8배가 넘습니다. 과속 15km/h 한 번에 약 33만 원,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37만 원이 넘습니다.

     

    독촉 전화에 매달리는 한국, 자동으로 불어나는 호주

    한국 고속도로에서도 미납은 흔합니다.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 하이패스 차로로 지나가거나, 단말기 오류로 요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통행료 미납은 1억 1,643만 건에 달했습니다(출처: YTN). 지난해 연간 20회 이상 상습적으로 통행료를 내지 않은 차량만 37만 4천 대였습니다(출처: SBS Biz).

    그런데 미납해도 벌금 자체가 크게 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원래 통행료가 적힌 고지서를 받고, 연간 20회 이상 상습적으로 내지 않은 차량에만 최대 10배의 부가통행료를 매깁니다. 그마저 5년간 부과한 1,077억 원 가운데 실제로 걷힌 돈은 521억 원으로 절반이 안 됩니다. 교통 과태료도 제때 내지 않으면 가산금이 3% 붙고, 이후 매달 1.2%씩 더해져 최대 75%까지 늘어나는 정도입니다.

    미납자가 서둘러 낼 이유가 없다 보니 결국 사람이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톨게이트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들어 보니, 직원들이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미납자에게 일일이 납부를 독촉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호주 방식은 사람이 독촉할 필요 없이 시스템이 알아서 걷어 가지만, 고지서를 한 번 놓치면 5달러 실수가 300달러가 될 만큼 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앞의 3만 1천 달러 사례처럼, 고지서를 미루는 사이 금액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비판이 커지자 NSW 정부도 2026년 7월부터 통행료 행정 수수료를 없애고, 미납 사실을 이메일과 문자로 2~4일 안에 알려 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출처: Transurban).

    반대로 한국 방식은 미납자에게는 너그럽지만, 걷지 못한 통행료와 독촉에 드는 인건비, 우편비는 고스란히 한국도로공사의 손실이 됩니다. 도로공사의 수입은 결국 통행료를 꼬박꼬박 내는 운전자들에게서 나오니, 그 손실도 성실한 납부자들이 나눠 지는 셈입니다.

     

    요약: 한국은 미납해도 벌금이 크게 늘지 않아 직원들이 전화로 독촉해야 하고, 그 비용은 성실한 납부자가 나눠 집니다. 호주는 시스템이 알아서 걷어 가지만, 고지서를 미루면 벌금이 자동으로 불어납니다.

     

    결론

    호주는 교통 벌금에 엄격하고 한국은 너그럽습니다. 호주에서는 작은 위반도 대가가 커서 운전자가 스스로 조심하고, 한국은 미납과 위반이 쉽게 반복돼 그 뒤처리를 사람이 떠안습니다. 실제로 자동차 수로 따진 교통사고 사망률은 호주가 한국보다 40%가량 낮고, 먼 거리를 달리는 호주의 사정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무거운 벌금이 운전 습관을 바꾼 이야기는 이전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호주에서 운전하신다면 단말기나 계정을 꼭 만들어 두시고, 혹시 단말기 없이 유료 도로를 지났다면 3일 안에 바로 내시길 권합니다. 고지서를 미루는 순간 5달러가 300달러가 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세금에서는 두 나라가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세금 신고의 작은 실수에도 가산세를 엄격하게 매기고, 호주는 사정을 봐주는 편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참고: NSW 주정부 통행료 미납 시 처리 안내

    글쓴이 | Extra Wage
    한국 대기업에서 22년 동안 회계·세무·자금 업무를 맡아 CFO로 퇴직했고, 지금은 호주에서 10년 넘게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겪은 경험으로 경제 이야기를 씁니다.